Eli의 여백

바쁜 나날들 사이에서 생각났던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봅니다.

IT/새로운 시도

화상회의, zoom 대신 써보는 MS teams

Eli♪ 2021. 11. 25. 02:13

체험 배경

zoom은 안쓰고 싶고, 뭔가 더 나은 프로그램 없나?

 

최근 업무 관련해서 협업하는 사람들이 서울 대전 광주 등으로 원거리에 다 흩어져있어서 화상회의를 자주 하고 있다. 이전부터 이곳저곳에서 zoom을 하도 많이 써서 이제는 표준이 되어버린 것 같은 zoom.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 컴퓨터에 깔려있어서 zoom으로 화상회의를 하자고 했을 때 별로 거부감 없이 할 수 있다. 다만 ac.kr 이메일로 등록한 academic 사용자에게도 자꾸 시간제한 경고를 띄우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돈을 내고 프리미엄으로 쓰라고 유도하는 느낌?..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버그같은 것들이 있어서 이전부터 zoom 대신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윈 11에 자동으로 깔리는 MS teams라는게 있어서 MS가 만들었으니 ppt와 연동도 잘될거같고 뭔가 zoom보다 나은 점이 있을거같아서 체험해보고 쓸만한 것 같으면 다음 주에 있는 실전 회의에 적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지인을 대동하여 테스트를 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zoom을 계속 쓰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자세하게 느낀점을 서술하면 좋겠지만 글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간략하게 적고 넘어가겠다)

 

zoom 대비 MS teams 비교내용

1. 설치 용이성: 해볼만 함

프로그램 깔 때 에러나거나 시간 오래걸리거나 하면 처음 쓰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다. 특히 회의 참여자들이 다들 바쁘신 몸들이다보니 zoom은 이미 깔려있지만 새로운거 해보자면서 뭐 깔라고 하는데 안되면 회의 시간도 날아가고 여러 모로 낭패이다.

 

윈11의 경우 빌트인이라서 그냥 시작버튼 누르고 teams 검색하면 되는데 윈10은 별도로 깔아줘야 했다. 심지어 legacy app이라서 MS 스토어에도 없는 것 같았다. MS 팀즈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맨 처음엔 뭔 등록하고 쓰라길래 읭? 했는데 다운로드 페이지에 들어가니 바로 설치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설치는 1초만에 끝났다. 물어보지도 않고 자동으로 바탕화면에 바로가기가 생기는게 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여튼 설치 및 실행이 매우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MS teams를 쓰는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 세팅 편의성: zoom보다 편리

컴맹한테는 마이크나 스피커 세팅도 고역이다. 이런 부분이 쉽게 될 수 있는지 체크해 보았다. 회의 시작시 방에 참여 전에 아래 캡쳐화면과 같이 아주 직관적으로 세팅할 수 있다. zoom같은경우 이정도까지 편하게 되어있진 않기 때문에 MS teams의 1승.

 

3. 화질 및 음질: zoom과 유사한 경험. 그리고 배경 흐림효과는 이득

이런저런 발표자료를 틀어보면서 지인과 화질 및 음질 체크를 해 보았는데, 정적인 ppt 발표자료 공유에서는 화질은 충분히 뽑아줬고, 공유시에도 화면공유 창공유 2종류 다 지원했기 때문에 zoom과 비교했을 때 더 낫거나 부족하진 않았다.

 

카메라 화질의 경우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카메라 원 해상도를 뽑아주다가 대역폭 많이 못쓰게되면 알아서 화질을 떨궈주는 등 스카이프에 있던 기능을 그대로 넣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일 좋았던 점은 zoom에서는 academic이나 유료 계정에서만 지원하는 뒷배경 흐림 효과를 MS teams에서는 기본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쉽게 줄 수 있는걸 유료로 파는 zoom...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4. 동영상 재생: 최악...

회의를 하다보면 가끔 동영상을 보여줘야 할 일도 생긴다. 그래서 동영상을 틀어 봤는데, 아니 이게 웬걸... 프레임이 무슨 한자리수 프레임처럼 보여버렸다. 컴터에서 재생되는 소리도 잘 가고 해상도도 고해상도로 유지가 되는데, 동영상 프레임이 너무 낮았다. 이거는 일반적인 발표에서는 별 문제되지 않겠지만 원래 1%의 예외상황에서도 잘 돌아가는 디테일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이점에서는 zoom에 한참 밀리는 특성을 보여 주었다. 그와중에 카메라는 20~30프레임으로 불편하지 않게 나오는게 더 어이없었다.

 

5. 회의 보안: 소수 회의에서는 문제되지 않을 수 있으나, 다수가 참여할땐 못쓸 정도

회의 링크 공유가 있어서 지인에게 링크를 넘겼을 때 참여시킬지 말지 방장이 수락 거절버튼을 눌러서 참여되는 방식이다. 회의 인원이 몇 명 안될 때는 수동으로 수락을 눌러서 들어오게 할 수 있겠지만, 수업이나 대규모 강의같은 경우 수동 확인 강제는 매우 치명적이다.

 

링크 공유에 비번도 안걸려있고, 수동 확인을 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예전에 스카이프 쓰던 때랑 너무 똑같아서 이름 바꾼거 이외에 뭘 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결론

이름만 바뀐 skype인듯.. 내가 하려는건 영상통화가 아니라 회의인데..

 

앞의 비교항목 이외에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으나 결국에 드는 생각은 skype를 이름만 바꿔서 회의용(MS 팀즈 사이트상으로는 '모임')으로 둔갑시키고 편의성 약간 개선한 것 이외에는 별로 고친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카메라로 잡히는 사람 영상의 프레임에는 신경을 많이 쓰고, 정작 공유되는 화면의 프레임은 낮게 나가는 점, UI가 스카이프랑 동일한 점 등등 영상통화에 최적화되어있던 스카이프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는 느낌이었다. 회사 및 학교용 teams에서도 파일공유나 저장 기능 정도가 추가된 느낌이고, 회의용으로 최적화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zoom보다 나은 점들도 보였지만 기대했던 ppt와의 연동이 딱히 더 낫지도 않았고 발표나 회의에 적합하지 않은 특징들이 보여서 굳이 넘어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음 주 회의에는 그냥 하던대로 zoom을 쓰기로 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까지 회의용에 맞춰서 나온다면, MS native로서의 장점과 윈11 빌트인 (끼워팔기?...) 앱의 장점까지 합쳐서 자연스럽게 zoom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실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개선된 skype가 아니라 제대로 된 회의용 플랫폼이라는 점을 개발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