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 3월, 오랜 고민 끝에 큰 맘 먹고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했다. 원래 계획은 약 한 달 정도 깊게 사용해 보고 기록을 남길 예정이었으나, 바쁘게 살다 보니 거의 9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구매 전 계획했던 만큼은 활용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풀프레임 바디답게 스마트폰에서는 절대 찍을 수 없는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약간의 사용기와 사진 찍었던 것들을 간략하게 남겨 본다.
구매내용 요약
바디: Sony α7c II
렌즈: Tamron 28-75 F/2.8 Di III VXD G2
대학원 시절 연구실 공용 카메라로 약 7년간 α7m2 + 탐론 28-75를 사용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삼고 알아보다 보니 결국 유사한 구성으로 구매하게 되었고, m 시리즈처럼 너무 우락부락하게 생긴 바디면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A7C2로 최종 결정했다. 렌즈는 기존에 사용했던 28-75의 다음 모델이 나왔고 가격도 비슷하길래 G2버전으로 구매했다.
마침 구매 이벤트도 하고 있었어서 카메라 사은품을 고화질 동영상 촬영도 가능한 U3로 된 256기가 SD카드로 신청했고, 필요는 없었지만 렌즈도 이벤트 하길래 무선 마이크를 받았다.
초기 세팅
A7C2에 대해 잘 정리된 다음의 영상을 참고하였다. 모든 세팅을 다 건드리기 때문에 좋았고, 설명도 포함되어 있어 나에게 맞게 적당히 변형해서 적용하였다.
사용하면서 느낀 점
장점들
전반적 성능 만족
원래 목표가 스마트폰이 10년 지나도 못 따라오는 성능만 되면 됐고, 사진 전문가 수준까지 안 가더라도 적당한 가격대에서 잘못사서 뭔가를 추가로 구매하는 등 후회가 없었으면 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 없이 초기 구매만으로 잘 사용 중이다. 바디 성능은 풀프레임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은 느끼지 못했고, 렌즈도 줌렌즈로 샀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줌 땡기거나 화각을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동영상 AF도 만족
사실 소니 미러리스의 최대 강점이 동영상에서 오토포커스인데, 이 점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러 다른 전문가들의 얘기처럼 상위 모델에 들어간 AI가 사용되어 2024년 11월 현재까지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상위모델들에 후달리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A7C 단점들 보완된 것 확인
이전에 A7C 사려고 했을 때 망설여졌었던 부분들이 아무래도 첫 모델이다보니 발열 등 잡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었고, 뷰파인더가 없어서 밝은 날 LCD 화면 안보이면 답이 없다는 등 여러 이슈들이 있었는데, 후속 모델이다보니 그런 점들을 개선해서 나왔다. 그래서 구매하는데 더 고민이 없었던 것 같고, 그립감도 내 손엔 잘 맞았다.
단점들
렌즈 큰 것을 끼우다 보니 바디가 작아도 들고다니기엔 약간 부담
카메라를 처음 사보는 거라 성능에서 후회하면 안되니 줌렌즈로 사고 나중에 자주 쓰는 화각이 나오면 그때 단렌즈 껴서 부피를 줄이자는 생각이었다. 현재 끼워져 있는 탐론 28-75 렌즈가 카메라에 비해 많이 크다보니 전체 부피가 커져서 아무렇게나 들고다니기엔 약간 무리가 있긴 하다. 그래도 α7m2처럼 너무 전문가스럽게 생기지 않아서 여행다닐 때 들고다니면서 잘 찍고 다닌다.
SD카드 슬롯이 한 개인 점
이전에 사용했던 α7m2가 SD카드 슬롯이 2개여서 하나 뻑나도 다른 것에 이어서 쓸 수 있기도 하고 용량도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α7c2의 경우 슬롯이 한개라서 중요한 순간에 SD가 뻑나면 바로 갈아줘야 한다는 위험성이 있다. 이 점을 알고 사긴 했고, 산 이후에도 아직까지 문제 생긴 적은 없지만 아버지의 자동차 블랙박스 SD카드가 고장나는 경험을 자주 해서 약간은 불안한 부분이다.
마이크가 3.5파이 오디오 잭인 점
카메라는 사진과 동영상 화질이 메인인 만큼 오디오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마침 구매할 때 렌즈 업체에서 이벤트를 해서 받은 USB-C 무선 마이크를 꽂으려고 보니 마이크 포트가 아날로그였다. 한 번에 녹음까지 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동영상에서 고화질과 고음질을 둘 다 챙기기 위해서는 녹음을 별도로 해서 나중에 싱크 찾아서 합쳐야 하는 수고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 USB 마이크 입력도 받을 수 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
개인적인 사진을 이것저것 찍다보니 막상 풍경이나 사물을 많이 못 찍었던 것 같지만, 그 중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을 공유해 본다.
사진기 구매 직후 첫 나들이 때 건졌던 벚꽃 사진.
학교 안에 있던 연못을 대충 찍었는데 잘 나왔다. 노란색 구명조끼함만 없었으면 완벽인데...
연못의 반대편에 있는 텅 빈 공터였는데, 강아지 모양 조형물이 어느 날 생겼다. 자세히 보면 그 곳에서 물줄기가 나온다.
학교에서 살고 있는 거위와 오리가 동시에 있는 보기 힘든 장면. 가까운 곳의 어두운 갈색이 오리 무리이고, 뒤쪽에 흰색이 거위들이다.
가족들과 여행 갔을 때 찍었던 수국 밭. 스마트폰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심도 표현이 가능했던 점이 좋았다.
당시에 차 안에서 찍었던 사진. 역시 스마트폰으로는 찍을 수 없을 것 같은 사진이다.
외식 갔을 때 대기장소에 있던 식물인데, 가까이서 찍어도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사무실에 다른 사람들이 키우는 식물들인데, 창가 쪽 자리라서 매일 본다. 맨 오른쪽 식물이 이름이 김초록인데 영어로 Abstract Kim이다. 학계에 있는 사람은 피식 할지도.
사무실 자리에서 밖을 보면 이런 풍경들이 보인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테스트용으로 찍었었는데, 앞으로 계절마다 하나씩, 날씨마다 하나씩, 시간마다 하나씩 찍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출퇴근길에 있는 건물들. 밤 새고 퇴근하는 일이 잦아서 항상 밖에 나오면 어두운 풍경만 보이는 것 같다.
얼마 전 점심먹고 오는 길에 노란 게 있길래 찍어본 것.
길가다 본 수국. 풀프레임답게 눈으로 보는 것처럼 화질이 잘 뽑혔다.
현재 일하고 있는 건물 1층에 있는 문구와 동상. 사람 이름이 정문술이고, 건물 이름도 정문술 빌딩이다. 기부액으로 지어졌고, 안타깝게도 정문술 회장은 얼마 전 별세하셨다. 첫 번째 사진은 추모식날 아침, 화환 세팅되기 전에 찍은 것. 두 번째 사진은 오른쪽의 기둥에 써 있는 문구인데, '이 돈을 모방하는데 쓰지 마십시오' 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매일 지나다니면서 보고 있고, 새로운 연구를 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
결론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인 A7C2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 보았다. 오랜 고심 끝에 구매했고, 오히려 내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해서 카메라 포텐을 다 못 뽑을 정도로 성능은 충분히 만족 중이다. 앞으로도 업무에서나, 일상에서나, 그리고 혹시 시작할지도 모르는 유튜브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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