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nder CAD sketcher로 Autodesk inventor 대체 시도

 

작성 계기

최근 업무 관련해서 3D 프린팅을 할 일이 많이 생겨서 stl 파일로 모델링을 해야 했는데, Autodesk inventor를 나중에 못 쓰게 될 때를 대비해서 라이센스 묶여있지 않은 방법을 뚫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Blender를 자주 썼었는데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모델링 등을 목표로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정확한 좌표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결국 CAD나 Inventor로 진행하는 게 깔끔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알아보니 Blender addon으로 CAD sketcher라는 꽤 쓸만해 보이는 게 나왔길래 시도해 보았고, 결과를 간략하게 남긴다.

 

CAD sketcher addon for Blender

사실 다음 영상을 보고 한번 써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 세팅이 mm로 하고 unit scale을 1000으로 해야 한다는 단점이 아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inventor에서 썼던 것처럼 constraint 기반으로 설계가 가능하고, 수치만 더블클릭해서 수정하면 알아서 반영되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10년 사이에 뭐가 많이 발전한 것 같긴 했다. 3rd party라는 점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blender에도 좌표로, Autodesk inventor와 같은 workflow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https://youtu.be/92QmjS-xDaI

 

사용 소감 간단 요약

Blender에 없던 기능을 추가한다는 혁신은 좋았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로 inventor에서 설계를 진행하는 것 같은, 2D sketch 후 3D extrusion, 그리고 설계시 각종 parallel 또는 coincidence 등으로 제약조건을 걸고 설계 수치 바뀌면 알아서 조정되는 기능 등 Blender에서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기능들을 모두 지원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취지도 좋고 목표도 명확한데, 아직 미완성이라는 느낌

직접 몇 가지 도형들을 그려 보기도 하고, 같은 채널의 다른 영상 참고해서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미묘하게 디테일이 부족해서 약간은 불편하게 작업해야 하거나 알 수 없는 버그가 터지는 등 아직 완성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내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니 construction line으로 다각형 도형의 거리를 조절하고 나서 extrude할 때 가상의 벽같은 것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도형의 대략적인 형상은 이 글 맨 처음의 캡쳐화면에 있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면 밑바닥부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내가 원래부터 기구설계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redundant하게 constraint를 거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한이 있는 작업에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실제 업무에 활용하지는 못하고 같은 설계를 inventor에서 다시 해서 stl파일로 만든 후 3D프린팅을 진행했다. 물론 inventor에서는 그런 버그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Blender 자체도 버전업이 잦은 오픈소스인데다 애드온도 3rd party다 보니 주력으로 개발하는 기능들은 좋지만 실사용에서 디테일한 부분을 다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되는 프로젝트인 것은 사실

간단한 형상에서 버그가 발생하지 않아서 바로 적용했다가 버그 터진 점은 어쩔 수 없지만, 이후에 다른 모양들에 대한 설계를 진행해 보니 전문가처럼 설계 절차를 밟으면 어떻게든 잘 완성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CAD sketcher의 github repo를 봐도 주 단위로 갱신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서 현재 부족한 부분들이 조만간 개선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결론

Autodesk inventor를 못 쓸 때를 대비해서 오픈소스 진영의 Blender + CAD sketcher addon을 활용해서 업무에 적용해 보았고, 버그 때문에 실제로 완성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좋은 소프트웨어인 건 맞는 것 같다. 한 1년만 묵혔다가 다시 보면 충분히 쓸만한 상태가 되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