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의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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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의사 MD, Phd, 전문의 차이와 공대 의대 학위과정 비교

Eli♪ 2020. 8. 24. 20:18

 

 

 

최근 코로나 관련으로 별의별 이상한 소문들이 돌아다니는 것 같다.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무지를 악용한 공포 마케팅인지 뭔지... 진짜 의사들이 보면 개탄할 지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의사가 뭐지? 라는 의문에서 출발해서 이것저것을 생각해 보았다. 현재 연구관련해서 병원쪽 의사분들이랑 같이 일하고 있는데 나랑 같이 일하는 의사 선생님들은 어떤 테크트리를 탔을지도 궁금하기도 했었고 말이다.

 

제일 헷갈렸던게 어떤사람은 MD고, 어떤사람은 PhD고, 어떤사람은 MD,PhD를 달고있고, 어디는 전문의고 어디는 의학박사고 뭐 이런것들이다. 평소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도 한데 박사과정이 거의 끝나갈 때까지 이런 걸 모르고 있었다는게 약간 부끄럽기도 해서 찾아본 다음 정리된 내용을 적어 본다.

 

짧은 설명

MD = Medical Doctor = 의사. 의대 또는 의전원을 나온 후 의사국가시험을 합격하면 받는 의사 면허증이 있는 사람. 이게 있어야 의료행위가 가능. 전문의 안딴 MD의 경우 통칭 일반의(=GP=General practitioner)로 부름. 대학원 학위와 무관.

PhD = Philosophiae Doctor. 의대 대학원에서 의학 연구를 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통칭 의학박사. (의대 아니어도 이학박사, 문학박사, 공학박사 등등 박사는 다 PhD이다)

 

전문의(Specialist) = MD를 따고 나서 별도의 전공분과 수련 과정(인턴+레지던트. 총5년가량)을 거친 후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여 '자기 분과의 전문의 자격증'이 있는 사람.

 

즉, MD와 전문의는 의료행위 관련의 자격증이고, PhD는 연구자(학자)로서의 학위이다.

 

긴 설명

이 모든 헷갈림은 우리가 이공계 학위과정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다음의 공대 학위과정과 의대 학위과정에 관한 설명을 참고하면 된다.

 

공대 학위과정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대의 학위과정은 다음과 같다. 자연계의 경우 '공' 대신 '이(理)'를 넣으면 된다. 문과쪽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간단 요약(공대 기준)

학사(BS) = 대학 4년. 졸업하면 '공학사' 학위를 얻는다.

석사(MS) = 대학 4년 + 대학원 석사과정 2년 + 석사학위심사 통과. 졸업하면 '공학석사' 학위를 얻는다.

박사(PhD) = 대학 4년 + 대학원 석사과정 2년 + 대학원 박사과정 4년 + 박사학위심사 통과. 또는 대학 4년 + 대학원 석박통합과정 5년 + 박사학위심사 통과. 졸업하면 '공학박사' 학위를 얻는다.

 

-- 2021.03.10 수정: 엊그제 졸업장을 영문으로 떼어 보니 KAIST 전자공학과 기준으로는 공학사나 공학석사도 the degree of Bachelor of Science(BS) in Electrical Engineering, the degree of Master of Science(MS) in Electrical Engineering이었다. 기존에 BE와 ME에서 BS와 MS로 정정한다. 그리고 나는 전자공학과와 물리학과를 복수전공했는데 졸업장은 전자공학 기준으로 공학사로 나왔다. --

 

공대 학위과정 추가설명

전문대의 경우 졸업하면 '전문학사'학위를 준다. 보통 이 학위로는 대학원에 진학할 수 없다.

 

대학원 ~~과정 수료 = 대학원 수업 이수요건만 채우고 졸업한 경우. 이 경우 정식 학위로 안쳐준다.

대학원 ~~학위 취득 = 대학원에서 학위심사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 학위로 인정된다.

 

석박사통합과정(석박통합) = 대학원에서 석사를 안거치고 바로 박사를 따는 과정. 대학원 입학 후 Qualification(퀄) 이라는 시험을 통과해야 통합과정에 진입 가능하다. 요즘 대부분의 대학들이 석박통합과정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AIST의 경우 자연대는 대부분 처음부터 석박통합으로만 받고, 전자공학과의 경우 일반적으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따로 한다.

 

일반적으로 박사라고 하면 위에서 말하는 학부 4년+석사2년+박사4년 또는 학부 4년+석박통합과정 5년을 마치고 박사학위심사를 통과한 사람을 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있는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석박 통합과정으로 박사를 따나 석사 박사 따로 하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동등하게 박사로 대우해 준다.

 

의대 학위과정

의대는 커리큘럼에서 공대와 꽤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진료를 하는 의사(일반적 의미의 의사)와 연구를 하는 의사(과학자)의 테크트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석사와 박사는 여기에서는 연구를 하는 의사의 테크트리와 같다고 보면 된다.

 

진료를 하는 의사 (임상의사) 간단 요약

의대 (6년) = 의예과 (예과) 2년 + 의학과(본과) 4년. 졸업하면 '의학사' 학위를 얻는다.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8년) = 타대학 4년졸 + 의전원 4년. 졸업하면 '의무석사' 학위를 얻는다.

 

의사(MD, 일반의=GP) = 예과 2년 + 본과 4년 + 의사국가시험(국시) 합격. 또는 타대학 4년 + 의전원 4년 + 국시 합격. 보건복지부에서 의사 면허증이 나온다.

전문의 = 일반의 + 인턴(수련의) 1년 + 레지던트(전공의) 4년 + 전문의 자격시험 합격. 보건복지부에서 전문의 자격증이 나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의사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전문의를 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전문의 이후로도 교수로 가는 테크트리가 더 있다.

 

전임의 (=fellow,임상강사 등). 전문의 취득 + 병원에서 전공 세부분야 1~2년 추가수련하는 것.

임상전임강사(=임상조교수,촉탁의 등). 전문의 취득 + 임상강사 1~2년을 끝내고 병원에서 근무.

교수 = 위의 과정들을 다 마치고 의과대학에 정식 임용. 조교수/부교수/정교수 등등..

 

연구를 하는 의사 (의사과학자) 간단 요약

내가 의대를 다녀보질 않아서 다른 글 1다른 글 2를 참고했다.

 

학사 = 의대에서 의학사 취득 또는 타대에서 학사 학위 취득

의학석사(MS) = 의대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1년 + 레지던트와 의대 대학원과정 병행하며 석사과정 2년 + 석사학위심사 통과. 또는 타대 4년 + 의대 석사과정 2년 + 석사학위심사 통과

의학박사(PhD) = 의대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1년 + 대학원 석사과정 2년 + 대학원 박사과정 3년 + 박사학위심사 통과. 또는 타대학 4년 + 의전원 4년 + 대학원 박사과정 3년 + 박사학위심사 통과. 또는 타대 4년 + 의대 석사과정 2년 + 박사과정 3년 + 박사학위심사 통과.

 

다른 글 1에 의하면 의대 출신은 석사과정을 거쳐야 박사과정이 될 수 있고, 의전원 출신은 의전원 나오면 석사로 인정받아 바로 박사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이 관례인 것 같다.

 

다른 글 2에 의하면 옛날 개원의들은 대부분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요즘엔 전문의로 개원하는 사람들이 의학박사 학위까지는 안받는 것 같다.

 

의대 학위과정 추가설명

의대 본과 3, 4학년이 되면 임상실습을 나간다. 그런데 이건 인턴 레지던트의 수련과정과는 다르다.

 

본과 4학년 때 국가시험을 본다. 합격하면 의사면허가 나오고 일반의(MD)가 된다.

 

인턴까지는 전공분과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레지던트는 전공 분과를 정해서 수련을 한다.

 

잘 보면 타대학 출신으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별도로 의사 국가시험을 보지 않은 경우 의학박사(PhD)는 맞지만 MD는 아닐 수 있다.

 

현재 의사협회 회장인 최대집 씨는 일반의이다. 안철수 씨는 일반의이지만 의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일반의도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전문의가 되면 개원시 간판에 전공분과를 바로 적을 수 있다. 일반의의 경우 바로는 못적고 진료과목: XX과 등으로 적어야 한다.

 

전문의는 갓 일반의가 된 사람에 비해 5년(인턴 1년+레지던트 4년)의 병원 수련기간이 더 있기 때문에 경험치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의 자격이 없다고 돌팔이 의사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수면 연구관련으로 같이 일하고 있는 전임의 선생님은 MD이지만 PhD는 아니다. 또 치매 연구관련으로 같이 일하고 있는 박사님은 MD이면서 PhD이다.

 

참고로 치과의사와 한의사는 위의 모든 의사 테크트리와 별도이다. 대학부터 과가 다르다.

 

결론

이제야 좀 깔끔하게 이해가 된 것 같다.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정리 가능하다.

 

헷갈릴 수 있는 개념 OX

전공의=전문의(X)

전공의=레지던트(O)

수련의(인턴)이면 의사(MD)이다(O)

전공의이면 의사(MD)이다(O)

전문의이면 의사(MD)이다(O)

의사(MD)이면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다(X)

전문의이면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다(O)

MD 막 딴 사람은 전문 분과 수련을 안받았다(O)

전문 분과는 레지던트때 정한다(O)

전임의(fellow)는 전문의 자격증이 있다(O)

의학박사(PhD)는 전문의 자격증이 있다(X)

전문의이면 의학박사(PhD)이다 (X)

일반의이면서 의학박사일 수 있다(O)

전문의이면서 의학박사일 수 있다(O)

일반의도 개원이 가능하다(O)

내과 전문의 자격만 있는 사람도 개원 후 안과 진료를 할 수 있다(O)

내과 전문의 자격만 있는 사람이 개원시 간판에 OOO 안과 라고 적을 수 있다(X)

내과 전문의 자격만 있는 사람이 개원 후 간판에 '진료과목: 안과' 라고 적을 수 있다(O)

 

대략적인 전문의 구별법은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전문의가 아니라면 전공 분과가 없기 때문에 전문의 확인을 위해서는 무슨과 전공이냐고 물어보는게 제일 확실할 것 같다. 박사학위를 받았는지를 보려면 박사학위논문 제목 뭐냐고 물어보면 된다. 학위 취득 안하고 수료만 했다거나 하는 사람은 학위논문이 있을 턱이 없기 때문에..

 

학부 시작부터 해당 자격 도달까지 걸리는 대략적 시간

의대 출신 일반의(MD) = 6년 (의대 예과 2년 + 본과 4년)

의전원 출신 일반의(MD) = 8년 (타대 4년 + 의전원 4년)

 

의대 출신 전문의 = 11년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1년 + 레지던트 4년)

의전원 출신 전문의 = 13년 (타대 4년 + 의전원 4년 + 인턴 1년 + 레지던트 4년)

 

의대 출신 의학석사(MS) = 9년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1년 + 레지던트와 병행하며 의대 대학원 석사과정 2년. MD자격은 의사국가고시 봐야 취득)

의전원 출신 의무석사(MS) = 8년 (타대 4년 + 의전원 4년. 의전원 졸업하면 의무석사를 줌. 의학석사와는 다른 개념)

 

의대 출신 의학박사(PhD) = 12년 (예과 2년 + 본과 4년 + 인턴 1년 + 레지던트와 병행하며 석사과정 2년 + 박사과정 3년)

의전원 출신 의학박사(PhD) = 11년(타대 4년 + 의전원 4년 + 박사과정 3년)

일반대학 비 의전원 출신 의학박사(PhD) = 9년(타대학 4년 + 의대 석사과정 2년 + 박사과정 3년)

 

의대 출신으로 MD도 따고 인턴 레지던트 하면서 대학원에서 추가로 석사도 따고. 레지던트 끝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 대학원에서 좀 더 연구해서 의학박사까지 따면? MD+전문의+PhD... 그런데 옛날 의사들은 다 이렇게 했다는 것 같다. 진짜 무서운 사람들... 지금도 의대 교수가 되려면 거의 필수로 거쳐가야 하는 코스인 것 같다. 근데 이렇게 십몇년동안 공부만 하면 돈은 언제벌지?

 

비교를 위해 공대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공학석사(MS) = 6년 (대학 4년 + 대학원 석사과정 2년)

석사 박사 따로 한 공학박사(PhD) = 10년 (대학 4년 + 석사과정 2년 + 박사과정 4년)

석박통합과정으로 딴 공학박사(PhD) = 9년 (대학 4년 + 석박통합과정 5년)

 

다 적고 나서 든 생각이 전문의나 전임의(fellow) 정도면 공대 박사랑 동급 이상으로 쳐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가적인 의문점들 (딱히 찾아보진 않음)

MD PhD를 하는데 인턴, 레지던트는 암묵적 필수인가?

MD자격 없이 의학박사 출신만으로 의대 교수가 될 수 있나?

 

그 외에 참고했던 링크들

전문의 자격시험: https://exam.kams.or.kr/info/

MD와 PhD 관련 상세설명: https://mdphd.kr/100

MD PhD 성격 구분: https://mdphd.kr/105

의전원 출신이 전문의 포기하는 이유: https://shindonga.donga.com/3/all/13/1854808/1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m.blog.naver.com/cysky0716/22074909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