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의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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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각

고심 끝에 구글 매도결정

Eli♪ 2023. 2. 25. 06:00

시간이 많지 않아서 충분히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남긴다.

 

그동안 챗GPT를 직접 써보거나 주변 사람에게 써보게 시키거나 제3자가 나한테 들고 왔을 때의 경험 등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구글(내가 보유중이었던 것은 알파벳A인데 편의상 이하 구글로 적음) 을 매도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매도결정의 가장 큰 트리거는 최근 본업 관련해서 구글 서치를 밤을 새워가며 몇날며칠 해서 논문을 찾을 일이 있었는데 논문이 나오지 않았고, 오늘 내 연구결과 발표하면서 보스가 코멘트를 할 때 챗GPT에 발표내용에 있던 내용 중 내 아이디어(기존에 세상에 없던 개념이었음)을 설명해보라고 쿼리를 넣었고 답변에서 내 생각과 일치하는 방향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틀렸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었지만, 큰 방향성에서는 내가 박사 딸 동안 갈아넣었던 경험에 의한 노하우를 단번에 따라잡았다고 판단하였고, 이는 현재 구글 검색의 특성상 근본적으로 얻을 수 없는 기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챗GPT 쿼리결과에도 근원적인 한계는 있었다. 그건 판단의 출처를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명확하게 (예를들면 인터넷 페이지 등)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 내가 몇날며칠 구글 검색을 했던 것도 내 생각은 분명하게 있는데 그 생각을 뒷받침해줄 선행 연구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약 일주일간 서치결과 내가 얻은 결론은 맞는 생각인거같긴 한데 아직 해당분야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였다. 학계에서는 무언가 주장하기 위해서는 근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렇게 근거 없는 주장은 학계에서는 설령 그 내용이 올바르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그리고 그 근거를 직접 만들어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면 논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어떤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도 맞는 내용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에 내가 줄곧 생각해오던 앞으로의 인류의 진보방향 - 즉 기계의 도움을 받아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시간과 노력 자원 한계를 극복하고 최종 판단은 직접 하여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좋은 결과물을 내는 방향성 - 과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판단이 되었다. 잘 생각해보면 원래 맞는 내용을 먼저 주장하고 실험 또는 검증을 통해 근거를 나중에 찾는 것이 진보의 특성이 맞는 것 같다.

 

여기까지 해서 일단 챗GPT가 방향성도 맞고 이미 어느 정도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근거는 충분하다는 판단을 하였고, 구글검색이 근본적으로 줄 수 없는 기능을 챗GPT가 가지고 있다는 이 생각이 대다수의 기존 구글 주식 보유자 및 증권시장 예비참여자들에게 충분히 전파되었느냐를 생각해 보면 아니라는 추정결론을 내렸다. 현재 구글의 Bard도 chat GPT와 유사한 기능을 개발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나, 결국 사람이 생각하는건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Bard가 chat GPT를 압도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돈이 구글보다는 chat GPT관련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돈이 쏠린다는 얘기는 주가와 시가총액을 높인다는 얘기다.

 

다만 chat GPT를 개발한 Open AI는 2023 2월 기준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 때 지분구조상 MS가 Open AI의 지분을 높게 취득하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고, MS가 투자금 회수 시까지 Open AI 수익의 75%를 받아가는걸로 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MS에 투자하는 것이 OpenAI에 간접투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이 결정에 따라 구글 주식 보유분을 절반 매도하였고 매도분 전량을 MS에 추가 매수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변화시켰다. 절반을 남겨둔 이유는 구글에서 MS를 뛰어넘는 엄청난 인공지능을 개발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고, 전량 매도시에 나중에 구글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뭔가를 내놔서 주가가 오를때 배아픈 경우(내 심리적 저항감)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대하는 바는 현재 판단하에 구글 상승하락보다 OpenAI 상승하락에서 상향 모멘텀이 더 크기 때문에 내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가 기존 포트폴리오에 비에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판단을 재고하는 시점은 MS 투자금 회수가 완료되는 시점, 즉 수익구조가 변화하는 시점이다. 관련해서 검색을 한 결과 다음과 같은 정보를 찾았다.

Microsoft’s infusion would be part of a complicated deal in which the company would get 75% of OpenAI’s profits until it recoups its investment, the people said. (It’s not clear whether money that OpenAI spends on Microsoft’s cloud-computing arm would count toward evening its account.)
After that threshold is reached, it would revert to a structure that reflects ownership of OpenAI, with Microsoft having a 49% stake, other investors taking another 49% and OpenAI’s nonprofit parent getting 2%. There’s also a profit cap that varies for each set of investors — unusual for venture deals, which investors hope might return 20 or 30 times their money. The terms and the investment amount could change, and the deal could fall apart.

출처: https://www.semafor.com/article/01/09/2023/microsoft-eyes-10-billion-bet-on-chatgpt

 

Microsoft eyes $10 billion bet on ChatGPT | Semafor

The tech giant has been in talks on deal to effectively own almost half of OpenAI, maker of the addictive, humanoid, AI-powered chatbot.

www.semafor.com

 

즉 위 내용에 따르면 투자금 회수 뒤 OpenAI는 사실상 49%가 MS꺼가 되는 거기 때문에 이후의 수익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75%보다는 못먹겠지만 49%도 충분히 좋은 수익이다.

 

그렇다면 openAI가 정말로 수익을 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2023-02-25 시점에서 일주일쯤 전에 집에서 부모님께 chat GPT 시연하면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하루에 50건 이하는 무료, 그리고 delay와 쿼리 제한이 없는 것에 대해 한달에 20불인가를 유료구독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제한이 유효한가? 라고 생각해보면 현재로서는 아니다 라고 볼 수 있다. 왜냐면 하루에 50건이나 질문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봤을 때 위에서 언급한대로 AI 어시스트를 받는 것이 전 인류의 보편적 생활방식이 되었을 때를 고려하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생각에서 리스크는 그 때가 되었을 때에 그 어시스트하는 AI가 ChatGPT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자에 대해 재고하는 시점은 Chat GPT가 어시스트 후보에서 빠질 때이다.

 

그렇다면 경쟁자인 구글은 어떤가? 현재 구글은 전 세계 검색시장의 90%이상을 먹고 있다. 저번 주 주말에 슈카월드 생방송에서도 다뤘던 주제로 기억한다. 구글의 수익모델은 검색 시에 검색 상위에 띄워주는 스폰서 광고와 검색결과를 눌렀을 때 나오는 페이지(블로그, 뉴스 등등)에 달린 애드센스 광고이다. 이 점이 변화할 것인가? 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비중은 bing이 개선돼서 나오더라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방식의 검색 시장에 한해서는 구글이 앞으로도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리라고 본다. 다만 chat gpt로 인해 Page rank를 사용하는 검색시장 파이 자체가 줄어들거나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고 있고 이러면 구글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고 시가총액도 따라서 감소하는게 맞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결정한 구글의 절반을 매도해서 MS에 넣는 전략이 포트폴리오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MS에서 chat GPT를 활용한 new bing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검색결과의 형태를 띄는 것은 당분간은 구글을 넘어서는건 어렵다고 보고, 만약 기존 chat GPT의 형태로 답변을 깔끔하게 제시하고, 근거까지 링크로 제시하는 경우 애초에 page rank를 사용하는 구글과 같은 카테고리의 검색시장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new bing이 이런 서비스가 된다고 하면 앞에서 했던 판단에 비해 MS에 돈이 더 많이 쏠릴 것이므로 이 또한 이번 투자전략의 타당성을 보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 매도 평균 단가 88.96 USD, MS 매수 평균 단가 248.74 USD, 환율 1304.80원, 2023-02-25

1년 뒤에 다시 이 판단에 대해 생각해 봤을 때도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끝.

 

---- 2023-03-11 내용 추가 ----

기존 글을 썼을 때 생각에서 수정해야할 부분이 생겨서 추가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구글이 그렇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기존의 bias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고, 주식 리밸런싱 시점을 더 빨리 잡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근거는 내가 이전부터 주목하고 있는 보이저엑스의 남세동 대표가 언급한 구글의 인공지능 실력과 기존 검색엔진 데이터와의 결합을 고려하면 구글이 chat GPT보다 더 나은 것을 들고 나올 것 같다 라는 생각을 보고 얻었다. 나도 이 의견에 기본적으로는 동의하며 기존에 글쓸 때 시간의 제약으로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관건은 그 수준이 얼마나 더 뛰어날 것이며, 그 시점은 언제가 되고, 이 기능을 어떤 수익모델로 현실화할것이냐 라는 것이다.

 

먼저 첫 번째, 수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아주 미세하게라도 더 좋으면 그것이 1등이 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해당 영상 시리즈에서 나왔듯이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언어모델의 정량평가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원래 글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구글의 인공지능이 챗GPT를 압도하지 않는 이상 정량적 우열비교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일반인 기준에서는 만족도가 충분하기만 하면 더 싸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장기적으로 구글이 OpenAI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인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보통 논문이 나오고 나서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기까지 약 1년 내외가 걸리는 것 같다는 게 내 경험이다. 내가 이전에 들었던 특허 수업에 따르면 특허법상 아직까지 알고리즘 또는 신경망 모델 자체를 특허로 보호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구글이 동일 방식으로 훨씬 많은 데이터와 더 큰 모델을 이용하여 학습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일단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 번째인 수익모델의 경우 가장 애매한 부분인데, 이전에 썼던 내용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구글의 수익은 기본적으로 검색 상위에 뜨는 스폰서 링크 또는 애드센스 광고이며, 검색 자체는 무료이다. 만약 구글이 만드는 Chat 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기존 검색엔진에 이걸 통합한다면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단이 생각나지 않는다. 가장 정확한 답을 내놔야 하는데, 여기에 돈을 받고 광고주 입맛에 맞는 결과를 표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반면 OpenAI의 경우 이미 횟수 제한 등에 대해 유료 구독모델을 설정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위 내용을 종합하면 앞으로 1년 정도 내외의 시간에 구글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광고 단가를 올린다든지 하는 추가 수익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또한 현재의 Chat GPT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구글이 출시 계획중인 모델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출시 이후 양상도 먼저 필드 테스트를 받고 있는 OpenAI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큰 예시가 구글의 Waymo인데,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한들 완성도를 올리다가 출시 시기를 놓치면 결국 먼저 출시한 Tesla같은 회사에 잠재 이익을 뺏기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투자 방향성에 대한 판단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고, 향후 변화에 대해 좀 더 기민하게 반응해야 할 것 같다는 경각심을 얻었다.

 

추가적으로 데이터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Stable diffusion을 만든 Stability AI와 Stock image 플랫폼인 Getty Image 사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기사 내용처럼 정말 확실한 증거가 나오는 것이 아니면 언어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에 대해서는 원작자가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애초에 데이터를 재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의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데만 쓰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다. 더 깊은 내용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생략하고 기사 링크만 남긴다.

https://it.donga.com/10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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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주요 스톡 이미지(임대 혹은 판매하는 공용 사진) 기업 게티이미지(Getty Images)가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it.donga.com

---- 2023-03-11 내용 추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