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관점에서 일상을 바라보면 정보를 흡수하는 시간, 처리하는 시간, 방출하는 시간으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흡수와 처리에 쓰고, 방출하는 시간은 극히 일부이다. 요즘에는 흡수에 쓰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기술들이 많이 나와서 사실상 대부분의 시간을 처리에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 없이 의심하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지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한 번 그 과정을 통과하면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를 습득 및 처리했다면 다음은 방출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안다 라는 것에 대한 정의는 아직도 논쟁적이지만, 어쨌든 아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을 그대로 전달하는 텔레파시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언어의 형태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 언어가 개념을 완전히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현된 내용에 대해 해석의 여지는 불가피하게 남는다. 표현하지 못하는 지식은 사실상 전파 및 계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회색지대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경험상 주관을 많이 섞을수록 정보의 유통기한이 짧아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객관적인 내용만 적자니 문체 외에는 개성을 표현할 수단이 없어진다. 그 중간의 적절한 어딘가를 찾아내는 것이 정보 생산자에게는 항상 고민인 부분이다. 사견을 섞지 않고 나의 존재를 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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