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의 여백

바쁜 나날들 사이에서 생각났던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봅니다.

일상./생각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

Eli♪ 2024. 11. 26. 23:55

최근 몇 주간 퇴근은 커녕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일이 이론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 제한이 걸려 있어서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제대로 맞춰서 끝낼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삶을 살았던 적이 있는데, 딱히 밀도가 부족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건지 또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라고 했던가, 그런데 이전의 경험상 웃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이다.

 

일례로, 저번에 출장을 갔다올 때 원래 거주지로 돌아오는 교통편 예약에 촉박하게 지하철을 탔었는데, 지하철로 30분 남짓 걸리는 거리를 앞 차를 놓치는 바람에 지하철 내리면 버스 탑승까지 예상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같이 갔던 사람은 버스 시간이 달라서 혼자서만 초조한 상황이었는데, 어차피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인 것에 순응하며 일단 웃은 후 마음을 차분히 먹었다. 기분은 약간 나아졌지만, 누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상 바뀌는 것은 없었다. 결국 촉박했던 차를 취소하면서 취소 수수료 물고 그 다음 차로 끊은 이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 현재 진행중인 업무는 기한이 약 2달 남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한 번에 모든 과정이 실패하지 않아야 겨우 성공하는 계획을 위해 플랜 B C D 등을 준비해놓는 것 뿐이다.

 

힘들 때 웃는 것은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웃기만 하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자기합리화에 불과한 것이다. 일단 정신을 한 번 리셋하고, 차선책을 마련하는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긍정이 아니라 낙천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려서 결국 삶의 밀도가 떨어지고 일도 그르치게 마련이다.

 

경제학에서는 계획을 세우는 시간도 자원을 소모하는 비용으로 계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수집하는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면, 그것은 전체로 봤을 때 효율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이 점을 감안해서 앞으로의 업무에 적용을 해야 할 것 같다. 3주짜리 매일 글쓰는 챌린지도 오늘로 D-2이다. 뒷 일을 예상하지 못하고 지른 과거의 업보겠지만, 어쨌든 빠른 시간 안에 글 쓰는 것으로 차선책을 선택해서 어찌저찌 중간 마일스톤까지는 달성하고 마무리는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원래의 말을 내 나름대로 재해석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힘들 때 일단 웃은 다음, 신속하게 대책을 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