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의 여백

바쁜 나날들 사이에서 생각났던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봅니다.

음악 및 작곡

음원 샘플팩 사이트 Splice와 Arcade

Eli♪ 2020. 5. 24. 19:20

얼마 전에 soundcloud 자동추천으로 음악 하나를 들었는데 그 이전에 들었던 음악과 매우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 두 작곡자 간에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였고, 시기상으로 한 쪽이 다른쪽을 베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만약 저작권 침해라면 원본 쪽에 제보할 생각으로 댓글을 하나 남겼다. 그런데 몇 시간 전에 해당 댓글에 splice sample이란 댓글이 달렸다.

 

 

Splice가 뭐지? 하고 잠깐 찾아보니 음원 샘플 팩들을 올려놓고 파는 곳이었다. 다른 블로그에 설명이 잘 되어있는 듯하여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도 벤젼스나 Cymatics, skifonixsounds 등등 샘플팩을 많이 받아놓긴 했지만 정작 작곡할 때에는 음원들이 내가 만든 소리가 아니라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드럼류만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내가 사클에서 follow를 해놓은 Stessie라는 작곡자의 작곡법 6분컷 영상에서 수많은 샘플 팩들을 쓰는 것을 발견했다 (대사를 인공합성 목소리로 대신해서 약간 이질감이 들고 병맛같은것들이 군데군데 껴있지만 영상 자체는 필요한 설명을 충분히 밀도있게 넣었다고 생각한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멜로디와 코드만 해도 어느정도 완성된 음악처럼 들리는데 샘플팩을 넣으면 소리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다만 너무 샘플을 많이 때려박으면 음악이 정신없어지므로 적당히 넣어야 한다. 해당 영상에서도 그러한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 0dB에 걸려서 찢어지는 소리 나는것도 주의해야 한다. 사이드체인같은 것들이 이런 부분들을 상당부분 해소해 준다.

 

어쨌거나 splice 샘플팩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다양한 샘플 팩 및 데모곡들을 들어보고 받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serum같은걸로 이래저래 필터를 막 걸고 노브를 돌리고 해서 몇시간동안 삽질을 열심히 했었는데 이러다 보면 내가 작곡을 하는건지 사운드디자인을 하는건지 헷갈릴 정도다. 이제는 좀 익숙해져서 원하는 소리를 금방 비스무리하게 만들어내지만 다른 유명 작곡자들이 작곡하는 영상을 보면 아직 실력이 멀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사운드 디자인 실력이 부족한 경우에 특히 유용한게 이런 샘플팩들인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샘플 사운드를 쓰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잘 못쓰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좋은 소리를 그대로 또는 튜닝해서 가져다 쓰는 것으로 듣기 좋은 곡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에는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와닿는 것을 만들기만 하면 자기가 사운드디자인을 하든 남이 만든 소리를 가져다 쓰든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해야겠지만) 좋은 작곡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 두 번째 문단에서 언급한 블로그를 보면 splice에서 무제한 샘플팩이 가능한 월정액이 있는 것 같아서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곁다리로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아래와 같은 그림을 발견했다.

 

이미지 출처: https://splice.com/

 

생각해보니 이전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사진과 비스무리한 디자인으로 된 사이트에서 여러 곡들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실제로 들리는 소리들이 어떻게 채널별로 구분되어있는지, 각 채널별로 무슨 소리가 나는지 확인할 수도 있고 좋았던 기억이다. 대충 보니 Splice studio라는 툴도 팔고있는 것 같다. 버전관리도 되고 온라인에 백업도 가능한 것 같고 나쁘지 않아보인다.

 

또 약간 검색을 하다보니 Arcade라는 게 있다는 동영상을 발견했다. Arcade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보니 Kontakt랑 비스무리한 UI에 필터 등 다양한 기능들을 넣어서 플러그인으로 제공하는 것 같았다. 기본이 되는 음원을 넣고 각 키에 샘플의 특정부분을 할당하면 아주 쉽게 코드도 맞출 수 있고 좋은 것 같다. FL studio의 기본 기능으로 pitch shift를 하려면 time stretch 노브를 돌리면서 계속 들어야되는데 그런부분들을 아무생각 없이도 해결해주는 것 같다. 일단 이런게 있다는 걸 머릿속에 저장.

 

이미지 출처: https://output.com/products

 

사실 요즘 시간이 없어서 정작 듣기만 하고 작곡을 못하고 있다. 방에 있는 미디키보드도 피아노랑 코드도 연습할겸 사놨는데 천으로 덮어놓기만 하고 거의 눌러보지도 못하고 ㅠㅠ.. 그래서 이런 좋은 툴들을 보고도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중에 언젠가는 활용할 때가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