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의 여백

바쁜 나날들 사이에서 생각났던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봅니다.

음악 및 작곡

음질 차이 테스트용 flac 및 mp3 음원 공개

Eli♪ 2022. 10. 3. 19:01

작곡이 끝난 cubase 화면

들어가며

간만에 편히 쉴 수 있는 연휴라 집에서 정갈한 마음으로 운동도 하고 청소도 하는 등 느긋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지인이 디코방에서 안드로이드 폰에 DAC 끼워서 소리 들을 때의 음질에 관해서 화제를 던졌다. 비트퍼펙트니 하이레조니 하는 이야기를 하길래 마침 전날에 연습용으로 만들어뒀던 8마디짜리 melodic future bass 음악을 이용해서 다양한 음질의 flac 파일로 저장해서 들어보고 같이 비교 및 의견을 공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만 아무래도 원격지에 떨어져 있는데다 재생기기도 달라서 깊은 논의는 할 수 없었고, 24비트 44.1과 48kHz는 구별이 불가능했고 32kHz는 잘 구별되었다 정도의 흐지부지한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결과물 파일들을 보고 있자니 사운드클라우드의 음질에 관해 정리해 봤던 이전 글( https://projecteli.tistory.com/159 ) 에서 대충 비교했던 것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직접 들어보고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원 파일 공개와 함께 나의 의견도 적어보고자 한다.

 

음원 공개 목적

아무래도 소리를 듣는다는 것의 영역이 재생환경의 차이, 개인차, 그리고 주관적인 요소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보니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 수가 적은 경우 제대로 된 결론을 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일반인 기준으로는 재생 환경뿐만 아니라 음원의 질을 보증할 수 없다는 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고음질 음원을 갖고 있더라도 비교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잘못된 변환 방법을 이용하여 샘플레이트 스펙을 다 못 쓰는 음원을 만들고 비교하면 정당한 비교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적어도 음원의 품질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다음 항목을 신경썼다.

 

1. Cubase pro 라는 전문 프로듀싱 툴을 사용하여 제대로 된 음원 제작

2. 다양한 조건(16/24비트 및 다양한 샘플레이트)의 음원을 해당 프로그램에서 직접 출력하여 컨버팅 에러를 최소화함

3. 라이센스 문제 해결 (직접 만들고 공개하므로 저작권 문제 및 로열티 문제에서 자유로움)

4. 단순 화이트노이즈같은 게 아니라 실제 음악같으면서도 모든 음역대를 충분히 다 쓰는 음원 제공 

5. 각 악기 채널별로 별도 파일도 제공 (개별 악기의 소리를 비교해 보거나 인코딩 알고리즘에 의한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6. 누구나 동일한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영원히 보존될 것으로 기대하는 Github에 파일 업로드

 

참고로 이전 글에 적었듯이 필자는 음악 감상에 있어서 작곡자가 의도한 감성을 느끼는 데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음질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주의이며, 이 글에서는 정밀한 데이터를 얻어서 엄밀한 분석을 한다기보다는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듣는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 정도를 목표로 한다. 또한 필자가 음향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기 때문에 접근 방법이나 해석 방법이 잘못됐을 수 있는데, 혹시 틀린 내용에 대한 지적이나 기타 의견 등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로 남겨 주면 감사하겠다.

 

음원 파일 다운로드

하나의 음악을 다양한 조건의 음원 파일로 저장하였고, 그 결과물을 다음의 Github repository에 업로드하였다. 링크로 들어가서 필요한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https://github.com/ProjectEli/SoundQualityTest

 

GitHub - ProjectEli/SoundQualityTest: Music (future bass) files for sound quality comparison test. Exported from Cubase pro 11.0

Music (future bass) files for sound quality comparison test. Exported from Cubase pro 11.0.41 Build 448. Date: 2022-10-02. - GitHub - ProjectEli/SoundQualityTest: Music (future bass) files for soun...

github.com

 

파일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

음원 파일은 Cubase pro 11.0으로 직접 작업한 것을 export한 것이며, 크게 무손실 압축 형식인 flac과 손실 압축 형식인 mp3로 나뉘어 있다. 파일들의 종류는 대략 다음과 같다. 조건 외인 경우 파일명에 명시하였고, 자세한 음원 파일 제작 방법에 관해서는 이 글의 맨 뒤에서 서술하겠다.

 

파일명 예시 1: 20221001v3_24bit_48.0kHz -  - Output - Stereo Out.flac

파일명 예시 2: 20221001v3_16bit_44.1kHz - 0007 - Instrument - Saw bass.flac

파일명 예시 3: 20221001v3_MP3_32kBps_HighQualityMode - 0005 - Instrument - Spectral.mp3

 

Output - Stereo Out이라고 된 것이 기본 음원이고, 혹시나 몰라서 각 악기 채널별로도 별도의 파일로 출력했다. 0005나 0007은 채널 번호이니 무시해도 된다. HighQualityMode의 경우 mp3에만 존재하는데, 큐베이스 출력옵션에 체크하는게 있길래 체크 하고 안하고 둘 다 출력해 봤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던 spek 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간단하게 시간에 따른 주파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HQ 출력 체크 하고 안하고가 결과값이 다르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flac의 경우에는 드물었지만 mp3의 경우 출력할 때마다 결과물이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것도 확인했다. 어쨌거나 최종 업로드한 파일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등한 정보를 들을 것이기 때문에 해당 파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원본 프로젝트 설정 및 파일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원본 프로젝트 설정: 24bit depth, 48kHz sample rate

flac 출력 설정: bit depth=16 또는 24bit, sample rate=8.0~192kHz

mp3 출력 설정: bitrate=32~320kbps, sample rate=16~44.1kHz

 

flac 파일들 요약 (파일명에도 조건 명시함)

형식(format): FLAC

압축 레벨(compression level): 5 (Cubase pro 11.0 default)

비트 깊이(bit depth): 16/24bit

샘플 레이트(sample rate): 8.0/11.025/16.0/22.050/32.0/44.1/48.0/96.0/192.0kHz

 

mp3파일들 요약(파일명에도 조건 명시함)

형식(format): MP3 (MPEG 1 layer 3)

비트레이트(bitrate): 32/48/64/96/128/160/192/256/320kbps

샘플 레이트(sample rate): 44.1kHz (bitrate>96kbps)/24.0kHz(bitrate=64kbps)/22.050kHz(bitrate=48kbps)/16.0kHz(bitrate=32kbps)

 

용어 설명

bps= bits per second. k=kilo=2^10 =1024.

mp3의 경우 파일명에 비트레이트가 kBps라고 되어있는데 Cubase의 naming convention을 따른 것이고 실제로는 byte가 아니라 bit임. 1 Byte = 8bit, 1 kilobit = 1024 bit = 128 Byte.

mp3의 비트 깊이는 고정이 아니어서 단일 비트 깊이를 지정할 수 없었으나, 원본 큐베이스 프로젝트 파일은 24bit 48kHz로 작업했으니 참고 바란다.

 

라이센스

비상업적 목적으로는 개별 또는 전체 파일들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 상업용 프로그램에도 음질 확인 목적 또는 샘플 음원 파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명시적 허가 없이 사용 가능하며, 사용시 음원 폴더에 원본 라이센스파일도 동봉 바란다. 파일 수정도 자유지만 수정본에 대해 발생하는 문제는 책임지지 않는다. 이외 명시하지 않은 사항은 MIT 라이센스를 따른다. 문의가 있는 경우 블로그 상단의 about 탭에 적어둔 연락처로 연락 바란다.

 

테스트 해보기

위에 공개한 음원을 사용해서 자기 환경에서 비교해가면서 들어보면 된다. 생각보다 잘 구별이 안될 수도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아무 음원 또는 변환 툴을 이용해서 만든 음원에 비해서는 샘플레이트를 충분히 다 쓰도록 제작했기 때문에 그럴 것으로 추정한다. 모든 음역대가 꽉 차있는 future bass 장르라서 그래도 좀 차이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Cubase의 인코딩 알고리즘이 좋았던건지 아니면 내 귀가 막귀였던건지 32kHz와 44.1kHz를 구별하는 일도 매우 신중하게 생각해야 차이가 들렸다.

 

이번 글의 목적은 개인이 자신의 환경에서 올바르게 제작된 동일 음원에 대해 bit depth 또는 sample rate별 차이를 느껴보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성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경우 이 글 후반부에 직접 해볼 수 있는 ABX 테스트 방법에 대해 서술하였으니 참고 바란다.

 

음원 주파수 정보 확인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spek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확인할 수 있다. 가로축이 시간이고 세로축이 주파수별 음압인데 원래 프로젝트 설정인 24비트 48kHz 기준으로 꽉 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일이 바뀌면 세로축 주파수 범위가 달라짐에 유의하면서 보면 된다(똑같이 맞추고 싶었는데 그런 옵션이 없었다). 샘플레이트 48kHz인데 왜 24까지밖에 없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디지털 음원의 샘플링 방식 한계 때문에 원리적으로 반토막이 난다고 보면 된다. 전문용어로는 Nyquist frequency라고 하는데 이 글에서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겠다.

24bit 48kHz, 44.1kHz, 32kHz 음원에 대한 spectrogram

 

채널별로 출력한 파일들도 열어보면 다음과 같이 주파수 정보가 현격하게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악기 채널별 음원에 대한 spectrogram. 순서대로 Arpeggio, Synth, Sub bass

샘플레이트를 올려본 파일의 경우 다음과 같이 보인다.

왼쪽부터 24bit 48kHz, 96kHz, 192kHz (세로축이 다름에 주의)

원본이 24bit 48kHz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Cubase에서 샘플 레이트를 올려서 렌더링을 하더라도 초고음역 정보는 아예 없는 것을 알 수 있고, 자세히 보면 오히려 원래 설정이 아닌 것을 사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96kHz 파일에서 위쪽이 24kHz보다 더 낮은데서 짤려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쓸데없는 업컨버팅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추측해볼 수 있다.

 

내 생각

아무래도 환경들이 다들 다른 만큼 여러 파일을 들어보면서 각자 어떤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마음 속에 드는 생각이 있을텐데 어렵다고 손 놓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의 한계를 잘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잘 해석한다면 의미 있는 정보를 약간이나마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해봤던 내용들에 대해 적어 보겠다.

 

소리를 듣기까지의 과정

사운드클라우드의 음질에 대해 생각해 봤던 이전 글에서 음원의 음질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한 바 있다. 당시에는 재생기기는 고려하지 않고 디지털 음원에 담긴 소리에 대해서만 한정했는데, 어차피 뭐가 됐건 실제 귀로 들으려면 다음을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디지털 음원파일 - 음원의 해석(디코딩 연산처리) - DAC로 디코딩된 데이터 전송(무선신호, USB선, 또는 오디오 선 등) - DAC에서 디지털 to 아날로그 변환(DAC 연산처리) - 아날로그 진동정보 전송(회로기판 선 등) - 진동판 진동(재생기기 구동 드라이버) - 고막으로 진동 전달(공기 중 전달) - 달팽이관으로 진동 전달(고막에 연결된 뼈 또는 근육 진동) - 진동이 전기 신호로 변환(달팽이관 내 림프액 및 유모세포 진동) - 대뇌로 전기신호 전달(청신경 등) - 대뇌의 전기 신호 해석

 

고막 이후의 소리 전달 절차에 관해서는 아래의 두 문서를 참고하였다. 논문 등을 찾으면 더 정확하겠지만 이 글의 목표는 그게 아니니까..

[1] 서울아산병원 인체정보 - 달팽이관: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body/bodyDetail.do?bodyId=227 

[2] 한국베라르AIT연구소 - 청각의 구조별 기능, 치료 (권명옥 박사): https://m.blog.naver.com/sori3291/221400326753

 

각 소리 전달 과정에서 뭔가가 잘못되면 일반적이지 않은 소리가 들릴 것이다.

 

재생환경 및 외부소음

다른 사람들을 보면 주로 들고다니는 스마트폰에 무선 이어폰을 연결해서 듣는 것 같다. 물론 필자도 무선 이어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충전해 주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업무 특성상 돌아다닐 일도 많이 없으니 주로 컴퓨터에 본체에 헤드폰을 꽂아서 조용한 사무실 환경에서 듣는 편이다. 고음질을 딱히 추구하지는 않긴 하지만 스마트폰보다는 컴퓨터 연산능력과 본체 내장 DAC가 좋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이 좀 더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현재 셋업이 일반적인 환경에 비해 부족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들을 때 외부 소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헤드폰을 샀더라도 야외나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음악을 듣게 되면 일부 소리가 묻혀서 제대로 된 감성을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밖에서 나는 소리가 들어올 수 있는 오픈형보다는 귀를 덮어주거나 귀에 꼭 맞게 들어가는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요즘 노이즈 캔슬링되는 제품들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아무래도 알고리즘 기반이다 보니 완벽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이전 글에서도 소음 제거 알고리즘에 만족하지 못해서 그냥 배경 노이즈를 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고. 일반적인 노캔 기능보다는 차라리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차음이 잘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차음 잘되는 모니터링 이어폰으로 파악했던 Shure SE215를 구매 후 동봉된 실리콘 이어팁으로 바꿔서 사용 중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스테이지 모니터용이라 flat하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성능에 대해서는 만족했고 무엇보다도 차음 잘되는 부분이 야외든 실내든 외부 소음이 음악감상에 방해되지 않으므로 좋았었다.

 

재생 기기의 한계와 기기별 매칭 문제

당연히 좋은 기기를 사면 좋겠지만 예산 또는 여러 문제로 타협한 성능을 가진 기기를 구매하여 듣게 된다. 항상 가격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저렴한 제품을 사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음역대에서도 차이가 극명하게 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2022년 기준 이어폰은 대략 10만원 이상, 헤드폰은 15만원 이상쯤 되어야 적어도 일반적인 음악 감상시 기기때문에 일어나는 음질저하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혹 싸고 좋은 제품들도 나오긴 하는데, 본인이 사용하는 이어폰 등 재생기기의 제조사와 모델명이 정확히 뭔지 모른다면 거기에 속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보통은 웬만큼 좋은 이어폰이라도 이어폰은 한계가 존재하고, 따라서 헤드폰이 이어폰보다 음질면에서 좋을 가능성이 높다. 스피커의 경우 내가 다양하게 들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필자의 경우 주로 Sony MDR-1A 헤드폰을 사용 중인데 고역대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flat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니터링 3대장 중 하나인 젠하이저 HD600의 상위 모델인 HD800S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https://www.rtings.com/headphones/tools/compare/sennheiser-hd-800-s-vs-sony-mdr-1a/290/430?usage=19&threshold=0.1 

 

Sennheiser HD 800 S vs Sony MDR-1A Side-by-Side Headphones Comparison

Compare the Sennheiser HD 800 S and Sony MDR-1A headphones

www.rtings.com

 

왼쪽 젠하이저 HD800S, 오른쪽 소니 MDR-1A

왼쪽이 2022년 기준 200만원대인 젠하이저 HD 800 S이고 오른쪽이 내가 사용중인 소니 MDR-1A이다. 물론 freq response만으로는 모든 게 설명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저역에 있어서는 훨씬 비싼 헤드폰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기라도 제조사에서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잘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같은 기기에서도 기기 포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우연히 넷플릭스를 보다가 발견한 기기별 매칭 문제도 확인해서 이전 글에 정리해 보았었다. 필자의 경우 다행히 평소 듣는 컴퓨터 환경에서는 내장 DAC가 충분히 좋은 성능을 뽑아주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해당 사례처럼 기기별로 매칭이 안맞아서 노이즈가 생긴다든지 소리가 틀어진다든지 하는 문제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게 되면 어차피 무선 전송되는 데이터는 표준 통신 규약이 다 있기 때문에 기기 매칭 문제는 없을걸로 보이고, 다만 이어폰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연산장치를 넣기 때문에 아무래도 재생기기 성능에서 제약이 걸릴 수는 있을 것 같다. 무선 헤드폰의 경우 이러한 문제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선이 없어서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지만 충전이 귀찮은 부분은 어쩔 수가.. 하여간 기기별로 장단점을 잘 파악한다면 자신의 환경에 무선이어폰이 좋을지, 헤드폰이 좋을지, 제조사는 어디껄로 할지, EQ 튜닝은 어떻게 된 것을 쓸지 등등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재생 설정

아무리 좋은 기기와 좋은 음원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음원에 맞는 재생 설정을 하지 않는 경우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 컴퓨터는 24비트 48kHz로 되어 있는데 음원이 16비트 44.1kHz짜리면 원래는 규칙 안맞다고 소리가 안나야 되지만 그렇게 되면 매우 불편할 것이기 때문에 그냥 알아서 24비트 48kHz로 컨버팅해서 나간다. 나도 음악작업을 할 때 원래는 작곡 프로그램에 있는 ASIO에서 독점 모드로 컨버팅 과정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썼었는데, 이렇게 하면 음악작업 중에 동시에 유튜브 등을 틀 수가 없어서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그냥 독점모드를 풀고 사용 중이고, 작업중에 간혹 소리가 튀는 에러들이 들리지만 렌더링시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상태로 잘 쓰고 있다.

 

감상 관점에서 음악을 재생할 때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음원에서 설정이 어떻게 된 건지 일일이 찾아보기가 매우 귀찮기 때문에 결국에는 우리가 들을 때 컨버팅 과정이 없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24비트 48kHz 음원을 96kHz 등으로 더 높게 컨버팅한다고 해도 원본에서 의도한 바가 아니므로 업컨버팅 과정에서 보간(interpolation) 에러 등등이 발생할 수 있고, 따라서 설정이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블루투스 등의 무선 전송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데, 애초에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소리가 끊기거나 튀는 것도 감안하고 들어야 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2022년 기준 LDAC이 비트레이트가 높아서 이론상 최고음질이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연결 안정성 등의 문제로 인해 많이 움직이거나 송수신기에서 멀어지는 경우 음악이 뚝뚝 끊긴다든지 하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 음원이라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인데, 필자의 경우 음질이 안좋은 건 참아도 재생 설정이 안맞거나 무선 통신 에러 등으로 음악이 끊기는 것은 싫기 때문에 유선을 선호하는 부분도 있다.

 

개인차와 심리 상태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주관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남에게 납득시키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깊게 들어가면 심리음향에서 말하는 다양한 효과들이 있겠지만, 그걸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어차피 자기가 만족할 수준으로만 잘 들리면 될 것이다. 다만 컨디션이 안좋은 날에는 평소에 듣던 것과 동일한 환경이더라도 다르게 소리가 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플라시보 효과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역으로 음악을 들어서 심리상태가 변화될 수 있는 정도로, 소리를 듣는 것과 심리 상태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련해서 논문 찾으면 저명한 학술지에서도 수도 없이 많이 나올 것이니 더 적지는 않겠다.

 

그외 궁금했던 점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 들었고, 그 중 몇 개는 이번에 만든 음원을 사용해서 개인적으로 답을 낸 부분도 있지만 글로 쓸 수 있을 만큼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충분한 추가 테스트를 거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제목만 적어두기로 한다.

Q1. 내 재생기기는 고음질 음원을 어디까지 잘 재생할 수 있나? 스마트폰이나 이어폰을 사용하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Q2. 16비트 음원과 24비트 음원의 차이를 귀로 들어서 구별할 수 있을까? 얼마나 차이날까?

Q3. Hz값을 제한했을 때 어떻게 다르게 들릴까?

Q4. 무손실인 flac과 손실형인 mp3의 차이는 어떻게 들릴까?

 

작성 후기

연휴에 말 나온김에 이것저것 적다 보니 하루가 꼬박 흐른 것 같다. 더 깊고 자세하게 찾아서 정리해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이거보다 더 깊게 들어갈 정도로 음질에 신경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고, 애초에 음원의 질 문제로 동등환경을 만들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기 때문에 파일 공개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학계에도 인용될 수 있도록 음원들에 DOI를 부여받을까도 고려해봤는데 DOI의 경우 학회에 프로시딩 형태 등으로 제출을 해야 부여가 가능한 복잡한 절차를 가지고 있어서 최종적으로는 MS를 믿고 Github에 업로드하였다. 아무쪼록 유용하게 사용하길 바란다. 끝.

 

부록: 제대로 된 ABX 테스트 해보기

오래 전부터 유명한 음악 재생 및 변환 소프트웨어인 foobar2000 ( https://www.foobar2000.org/download )과 여기에 물려서 쓸 수 있는 ABX comparator component ( https://www.foobar2000.org/components/view/foo_abx )를 이용하면 된다. 설치 방법 및 사용법은 다음의 영디비 게시글을 참고하였다.

 

https://www.0db.co.kr/FREE/1913350

 

내가 직접 해보는 블라인드 테스트 (ABX) - 영디비

어제 갑자기 손실 압축 음원을 무손실 음원과 구분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화제가 되어서, 블라인드 테스트 웹사이트가 없어도 자신이 직접 손실 압축한 음원으로 ABX 테스트를 쉽게 진행하고 그

www.0db.co.kr

 

테스트 방법

앞의 글들을 참고해서 foobar에 ABX 테스트용 플러그인을 깔고 다운받은 음원 파일이 있는 폴더를 foobar에서 File-Open 또는 개별 파일을 File-Add folder를 이용하여 playlist에 추가한다. 그리고 원하는 두 음원을 Ctrl 키를 누르고 선택 후 우클릭-Utilities-ABX tracks를 누른다.

 

ABX comparator component 다운로드 페이지에 써있듯이 flac의 경우 아래와 같이 임시저장소에 wav 파일로 변환 저장 후 테스트가 진행된다. 아마 A B를 번갈아가면서 재생할 때 성능이슈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변환시 ffmpeg를 사용하는데, 인코딩이 아니라 디코딩에 관한 것이라 잘못된 방법으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테스트 결과 예시

Total에 전체 횟수중에 맞춘 횟수가 나타난다. 그리고 p-value의 경우 통계에서 쓰이는 개념인데, 복잡한 용어는 집어치우고 대충 뭉뚱그리면 '이 사건이 우연히 일어났을 확률'을 의미한다. 즉 숫자가 낮을수록 이 결과가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 의도한 대로 나왔다는 의미이므로 낮을수록 좋은 것이다. 내 본업에서 의대와 협업해서 사람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는데, 관련해서 의학 논문을 많이 읽다 보니 학계에서는 p-value가 0.05 이하인 경우에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보며, 0.1 이하여야 논문으로서 유의성을 주장하기 위한 최소조건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아래의 경우 8개 테스트 중 8개를 다 맞춰서 p-value가 0.0039가 나온 것이다.

 

부록: 필자의 재생 환경

주 재생기기

유선 헤드폰: Sony MDR-1A ( https://www.rtings.com/headphones/reviews/sony/mdr-1a )

유선 이어폰: Shure SE215 ( https://www.rtings.com/headphones/reviews/shure/se215 )

무선 이어폰: Sonycast Direm W1 ( https://m.blog.naver.com/sonicast1/221790009606 )

 

컴퓨터 환경

CPU: i5-8600K (8세대 i5 배수락 해제)

RAM: 삼성 DDR4 3200MHz 16GBx2 

Motherboard: MSI Z370 KRAIT Gaming ( https://kr.msi.com/Motherboard/Z370-KRAIT-GAMING/Specification )

메인보드 내장 DAC: Dual ALC 1220 (인텔 Z보드다 보니 좋은거 넣어준듯함 https://www.audiosciencereview.com/forum/index.php?threads/realtek-alc1220-a-look-on-pc-sound.24019/ )

위 본체의 후면 메인보드에 3.5파이 오디오 연장선(1.5m) 연결 후 이어폰 또는 헤드폰을 오디오 연장선에 연결

 

폰 환경

제품: 삼성 갤럭시 S8+ (아래에 3.5파이 단자 달려있음)

3.5파이 포트에 이어폰 또는 헤드폰 연결